[주식 이야기] 관세와 증시
주식시장은 지난주 폭등하며 3주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3대 지수의 오름폭은 경이로운 수준을 기록했다. 3대 지수 중 가장 뒤처졌던 다우지수는 지난주 4.95% 급등하며, 코로나 사태가 터졌던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과 S&P 500의 상승폭은 각각 7.13%와 5.69%에 달했다. 나스닥은 인터넷 버블이 붕괴됐던 2001년 이후 무려 24년 만에, S&P 500은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주 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은 명백해졌다. 이후 14일까지 하루 더 지속된 상승 모멘텀은 15일과 16일 하락세로 꺾였다. 그럼에도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주 회복세가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로 끝날 것이라는 위기감은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았다. 오히려 15일과 16일의 약세는 지난주의 폭등에 대한 일시적인 숨 고르기라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난 2일 공식적인 상호 관세가 시작된 이후, 관세 정책은 오락가락하며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국가별 상호 관세의 90일 유예 선언, 가전제품 관세 면제, 그리고 자동차 부품 관세 유예 가능성 등 엇갈린 시그널이 쏟아졌다. 투자 심리는 뉴스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요동쳤고, 미디어는 관세 관련 속보를 확인하고 발표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초기 우려보다 관세가 축소되거나 완화되는 조짐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최근 투자사들은 앞다투어 S&P 500의 연간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가 인플레이션 악화나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형성되고 있다. 덩달아 주식시장이 이미 단기 바닥을 찍었다는 ‘바닥론’도 부상했다. 특히 지난 7일 다우지수가 16개월, 나스닥과 S&P 500이 나란히 15개월 최저치로 추락했을 때가 저점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신중한 전망도 여전하다. 지수가 한 차례 더 붕괴되어 지난 7일의 저점을 뚫고 내려가야 진짜 바닥이 형성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사고, 탐욕을 부릴 때 팔라”는 조언은 워렌 버핏의 가장 유명한 투자 철학 중 하나다.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명언이다. 그러나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제 막 투자에 입문한 ‘주린이’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도 지키기 어려운 전략이다. 실제로는 열 명 중 아홉은 정반대로 행동한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더 떨어질까 겁내며 같이 팔고,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는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낭패를 보거나 큰 손실을 입고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젠 주식 그만두겠다”고 다짐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시장에 복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왜 극소수만이 주식투자에 성공하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 내러티브는 여전히 유효하다. 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다. 호실적에도 하락한 종목, 반대로 부진한 실적에도 상승한 종목들이 뒤섞여 있는 양상이다. 보통 주가는 실적 자체보다는 실적 전망에 따라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앞으로도 극심한 변동성이 반복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금은 안전벨트 착용이 절실한 시점이다. ▶문의: [email protected] 김재환 / 아티스 캐피탈 대표주식 이야기 관세 증시 관세 면제 이후 관세 관세 관련